스완지시티, 리그컵서 브래드퍼드에 5대0… 창단 101년만에 메이저 첫 우승
-중앙수비수 '깜짝 변신' 성공
본연의 수비 임무는 물론 공격 출발점 역할까지 해내 "낯선 자리서 값진 경험 얻어"
1912년 창단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1부) 팀인 스완지시티는 기적처럼 결승에 올라온 4부 리그 팀 브래드퍼드를 상대로 무려 5골을 넣으며 101년 만에 처음으로 큰 대회 타이틀을 차지했다. 스완지시티는 이 대회 우승으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까지 얻었다. 또 팀이 참패를 당하는데도 수만명의 팬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뜨거운 성원을 보낸 브래드퍼드의 이야기는 또 다른 감동을 안겼다.
특히 평소 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니라 중앙 수비수로 깜짝 기용된 기성용이 현지 언론들로부터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호평을 받은 것은 밤잠을 설치며 경기를 본 국내 팬들에게 기쁨을 주었다.
◇감독의 '승부수' 기성용
스완지시티의 5대0 승리는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의 잘 짜인 각본에 바탕을 두고 있다. 선수들 영입 비용이 모두 7500파운드(약 1300만원)에 불과한 브래드퍼드가 위건, 아스널, 애스턴 빌라 등 강호들을 연파할 수 있었던 것은 나름대로 효율적인 전술을 구사한 덕분이었다. 투지 넘치는 수비에 이어 전방으로 길게 찔러주는 공중볼과 세트 피스 상황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며 안이한 공격을 펼치던 강팀들의 발목을 잡았었다.
이날 스완지시티는 무리한 공격 대신 최종 수비 라인부터 특유의 한 박자 빠른 패스 게임으로 점유율을 높이며 브래드퍼드가 힘을 쓸 기회를 원천 봉쇄했다. 이 패스 게임의 시발점이 중앙 수비수로 나온 기성용이었다. 평소 미드필더 기성용의 패스로 공격을 풀어가던 스완지시티 선수들은 이날은 최후방에서 기성용이 뿌려주는 패스에 따라 플레이를 전개했다. 이는 부상으로 나오지 못한 중앙 수비수 호세 치코 대신 전문 수비수가 아닌 기성용을 투입한 라우드럽 감독의 승부수였다고 볼 수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기성용을 수비수로 기용한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의 결정은 브래드퍼드가 스완지시티의 그림자를 쫓아다니게 했다'고 극찬했다.
이 신문은 또 '기성용이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공격의 출발점 역할까지 해냈다'고 평가했다. 기성용은 중앙 수비에서 애슐리 윌리엄스와 호흡을 맞추며 상대의 역습을 빠르게 차단했고 전반 37분 옐로카드를 받을 정도로 전투적인 모습을 보였다. 기성용이 활약하는 동안 브래드퍼드의 장신 공격수 제임스 핸슨은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후반 17분 개리 몽크와 교체된 기성용이 그라운드를 나갈 때 스완지시티 팬들은 열렬한 환호성을 보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가 팀 창단 101년 만에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스완지시티는 25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2013시즌 캐피털원컵(리그컵) 결승전에서 브래드퍼드를 5대0으로 완파했다. 이날 기성용(맨 오른쪽)은 중앙 수비수로 출전해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AP 뉴시스
◇"팀을 위한 희생이 중요"
기성용은 경기 후 자신의 트위터에 '유럽에서 3번째 우승. 낯선 자리였지만 또 다른 새로운 경험 너무 값지다'며 '어디서든 팀을 위해 희생한다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글을 올렸다. 기성용은 스코틀랜드 셀틱 시절 두 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적이 있다. 수비수로 출전하는 것은 경기 5일 전 라우드럽 감독으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한다.
기성용은 청소년 대표 시절 수비수를 맡은 적이 있고, 스완지시티에서도 작년 9월 에버턴과의 경기 도중 미드필드에서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꾸어 뛴 경험은 있지만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기성용은 감독의 지시를 받은 이후 경기 비디오를 보며 다양한 상황을 마음속에 그려보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동료 수비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이날 경기를 준비했다.
그는 "4부 팀인 브래드퍼드가 결승까지 올라온 것이 놀랍고 또 많은 팬이 열정적인 응원을 하는 모습에 크게 감동받았다"며 "한국에서 많은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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